부산 남구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7천3백여 세대, 80개 동으로 이뤄진 이 아파트에서 전체 경비원 110명 가운데 대부분이 최근 사표를 냈습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내년부터 CCTV와 차량 통행 차단기를 중심으로 '통합 경비 시스템'을 운영하기로 하면서, 경비원의 야간 근무도 없애기로 해섭니다.
야간 근무가 없어지면 근로시간 축소에 따라 180만 원 정도였던 경비원 월급은 110만 원 정도로 줄어들게 됩니다.
최근 3개월 급여를 기준으로 하는 퇴직금도 크게 줄게 돼 결국 아파트를 떠날 수밖에 없다고 경비원들은 하소연합니다.
[아파트 경비원 : 일을 적게 하면 돈을 적게 받는 건 맞는데 그래도 생활은 좀 하게끔, 여기에 매달려 있는데. 너무 턱도 없이 적으니까….]
아파트 측의 결정에 따라 밤 10시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는 경비원 대신 경비업체 직원 11명이 단지 전체를 지키게 됩니다.
아파트 측은 차량 통행 차단기와 CCTV를 활용하면 경비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현장에서 일해 온 경비원들의 시각은 다릅니다.
[아파트 경비원 : (11명으로 단지 전체 야간순찰이 가능합니까?) 그러니까 생각을 해보세요. 그게 담당할 수 있겠는지. 상상할 수도 없는 일 아닙니까. 11명이 그것도 야간에 (7천 세대를) 담당한다는 게. 안되죠.]
일부 입주민과 상인들은 한꺼번에 많은 경비원이 아파트를 떠나게 되자 입주자대표들의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 관리실에서 조사할 때 찬성을 했는데 이런 내막까지는 몰랐거든요. 그때는 경비원 아저씨들 인원 강제 구조조정 같은 건 없다고 했는데….]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아파트 보안을 강화하고, 외부 차량의 불법 주차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비 시스템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새벽 시간은 경비원의 휴게 시간이라 경비 공백이 발생하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정기 / 입주자대표회장 : 경비의 취약 시간이 새벽 시간인데 그 공백을 어떻게 메꿀 것인가 고민을 하다가 기계식 경비 통해서 하고요.]
일부에서는 주 52시간제가 경비원 대량 실직사태를 불렀다고 보고 있지만, 아파트 경비원은 이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고용노동부는 밝혔습니다.
취재기자 : 차상은
촬영기자 : 강현석
자막뉴스 : 육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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